매출액 기준 작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TOP 15.JPG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의약품 TOP 15.JPG
매출액 기준 전세계 제약 / 바이오 빅파마 TOP 15.JPG
맨아래 요약 있음.
1. 떠오르는 조현병 치료제 신약
이 게시글에서 소개할 약물(물질)은 KarXT(카엑스티, 성분명: 자노멜린-트로스피움)이라는 약물임. 위 물질들을 복합해놓은 신약임.
그럼 이 물질을 어느 기업이 개발했느냐?
미국의 카루나 테라퓨틱스(Karuna Therapeutics)라는 개미코딱지만한 회사에서 개발했음. 회사전체 파이프라인이 이 물질 하나라고 봐도 됨. 그래서 사실상 회사설립 2009년 이후로 위 물질만 보고 달려온 회사라고 할 수 있음.
목표로 하는 분야는 조현병 치료제이고 현재 1상부터 3상 임상까지 모두 성공!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FDA에 승인 신청을 넣은 상태이고 올해 9월까지 검토후 허가 여부가 결정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알츠하이머를 동반한 정신질환 및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에도 잠재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추가 연구가 있을 예정이라고 함.
아니 그럼 그냥 매년 흔하디 흔한 승인 심사중인 약이라 굳이 글을 쓸게 있을까 싶은데 첫번째로 이 약이 최근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고 두번째로 개발과정이 꽤 흥미롭기 때문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이벨류에이트의 연례 보고서에서 올해 승인될 약물중 가장 매출액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약 1위를 차지하였음. 항암제 / 비만약 / 치매약 / 희귀병 약 까지 다 제치고 조현병 치료제가 매출 1위? 이례적인 일임.
게다가 작년말에 BMS(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라는 세계구급 제약사가 위 물질을 개발한 카루나를 무려 18조원에 인수함.
카루나가 개발중인 약물이 저거 하나였으니 사실상 저 약물 하나를 18조원에 사들인 셈임.
대체 저 조현병 치료제가 뭐 얼마나 대단한 거라고 BMS같은 빅파마가 저 약물을 획득하기 위해 20조원 가까운 돈을 써가며 눈독을 들이는지 궁금할텐데 일단 개발과정부터 거슬러 올라가겠음
2. 개발과정
조현병의 발병원인은 다음과 같은 원인을 가진다고 함. (이해를 정확히 못해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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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인 원인의 경우, 뇌에 있는 도파민 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너무 많이 분비되어 조현병이 발생한다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며, 뇌에서 왜 이러한 물질들의 이상이 일어나는지는 아직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그 외에도 전두엽, 변연계, 기저핵 등의 뇌 부위에서 다양한 이상 소견이 관찰되어, 이러한 뇌 부위들의 이상이 조현병의 원인과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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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조현병의 원인은 도파민(정확히는 도파민의 과잉상태)과 관련되어 있고 그동안 조현병 치료제는 50년대부터 현재까지 도파민 수용체에작용하는 기전을 통해 개발해왔음
보면 다 도파민 수용체에 직접 작용(차단)하는 약물인걸 알 수 있음. 그러다보니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음.
대표적으로 견디기 힘든 극심한 졸림 / 집중력 저하 + 멍해짐 / 체중증가 / 추체외로 증상 (특정 신체 부위를 벌벌떨고 안절부절 못하는 행동 ) 등임.
위 짤방들말고도 조현병에 관련해서 조금만 관련 커뮤를 뒤져봐도 많은 환자들이 약으로 인한 크고 작은 부작용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음. (물론 별 문제없이 잘 적응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약물들이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오며 여러측면에서 개선되어오긴 했으나 그래도 도파민을 직접 건드는 이상 어쩔수 없는 부분으로 보임.
여하튼 이렇게 약을 먹으면 극심한 졸림과 멍함 학습능력 저하 체중증가 등 극심한 부작용을 겪는 사람들은 일상생활 및 직업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니 어쩔수 없이 약을 끊고 그러면 조현병이 재발하여 심해지고 그럼 다시 복용하고 끊고를 반복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병세만 더 깊어지는 셈. 이렇게 약으로 큰 트러플을 겪는 환자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은게 현실임.
한마디로 자칫하면 치료를 하든 안하든 폐인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그래서 이 상황을 눈여겨본 일부 제약사들은 이렇게 생각했음.
도파민 수용체를 직접 건들지 않으면서 치료효과를 내는 약물을 개발하면 되지 않을까?
그러다가 90년대에 세계 탑급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가 최초로 개발하고 일라이 릴리가 판권을 사서 알츠하이머 및 조현병 치료를 목적으로 임상을 진행한 약물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자노멜린(xanomeline)이다. (※ 참고로 두 제약사 모두 최근 당뇨-비만 치료제로 시총이 수백조원씩 떡상해 지구 최강 제약사가 되었다.)
자노멜린은 무스카린 수용체 작용제라고 하는데 대충 어려운 말은 빼고 여하튼 도파민 수용체에 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존 치료제들과는 달리 자노멜린이라는 물질은 신경전달에 인 (억제적) 영향을 미친다고 함!
즉 약물 개발 후 임상을 해봤더니 기존 (도파민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조현병 치료제의 심각한 부작용 (극심한 졸림/멍함/집중력저하/체중증가/안절부절 못함 등)이 있다? 없다? -> 없다!
그러면 개발 성공이네? 바로 FDA승인 받고 시판하면 되는 거 아님? 라고 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됐음..
바로 말초신경계쪽에서 극심한 부작용이 발생하였던 거임…
그러니까 쉽고 단순하게 설명하면 사람에겐 중추신경계 – 말초신경계 2가지의 신경계가 있는데
1. 기존 조현병 치료제
중추신경계 부작용 ↑ 말초신경계 부작용 ↓ 이었다면
2. 자노멜린
중추신경계 부작용 ↓ 말초신경계 부작용 ↑ 인 상황
특히 자노멜린의 말초신경계 부작용이 예상외로 심각했던 나머지 릴리는 해당 약물을 계속 개발하는걸 포기해버림..
이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아조씨가 있었는데
앤드류 밀러(Andrew Miller) 라는 아저씨인데 카루나의 설립자이자 CEO임
이 사람은 자노멜린의 개발과정때부터 관여해왔고 자연스레 릴리와의 인연도 깊었다고 함.
밀러 아저씨가 생각하기에 자노멜린을 충분히 활용하면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을거 같았음.. 포기하긴 아까웠던 거임.
그래서 카루나라는 제약사를 설립하고 릴리에게 자노멜린을 본인 회사가 계속해서 개발할테니 팔라고 요구했음.
릴리는 본인들이 생각하기에 딱히 가망이 없어보이기도 하고 앤드류와의 인연도 있었기에 단돈 10만 달러 (+ 일부 특허료)라
는 개미친듯이 저렴한 가격에 넘김. (훗날 생각해보면 말이 안되는 가격이다.)
(당시 계약서, 100,000 달러라고 적혀있다)
그래서 자노멜린에 대한 개발권을 획득한 밀러 아저씨는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열심히 굴림.
일단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사라진건 좋은데 극심한 말초신경계 부작용이 문제인 상황. 어떻게 하면 효과를 유지하면서 말초신경계 부작용을 없앨수 있을까?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아주 적합한 물질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트로스피움(trospium)이다.
이 물질은 1974년에 독일의 어느 한 제약회사가 요실금/빈뇨 등 과민성 방광 치료제로 개발한 약물인데, 오래된 약이라 이미 특허권도 다 풀려있어서 얼마든지 사용해도 되는 물질이다.
중요한건
이 트로스피움이라는 물질이 1)무스카린성 길항제라는 것과 2) 이 물질은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하지 못한다는 것!
이게 뭔소리 인데?
여기서부터 약간 어려울 수 있는데 다시 이 그림을 참고하여 설명하겠음
일단 위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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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노멜린 – 무스카린 수용체 작용제
트로스피움 – 무스카린성 길항제
라는 개념과
현재 자노멜린 단독 사용의 문제점은
중추신경계 부작용 ↓ 말초신경계 부작용 ↑ 인 것이었음. 그러니까 말초신경계의 부작용을 낮춰야 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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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지 설명했는데 추가로 알아야할 건
길항제의 개념임.
그냥 정말 단순하고 쉽게 설명해서 (의학적으로 정확한 설명은 아니지만) 어떤 작용제에 대한 길항제란 그 작용을 무력화 / 상쇄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얼추 맞음.
그러니까 예를 들어 +100 과 -100이 만나면(더하면) 0이 되어 無가 되는 것처럼
자노멜린(무스카린 수용체 작용제)와 트로스피움(무스카린성 길항제)이 만나면 0이 되어버리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됨.
즉 말초신경계 부작용이 난 이유는 자노멜린(작용제)이 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 거기에 트로스피움(길항제)을 추가로 더하면 상쇄(0)되서 말초신경계 부작용이 없어지는 거임. 와!
근데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드는 사람이 있을꺼임. ‘그럼 상쇄작용으로 부작용이 없어지면 자노멜린의 조현병 치료 작용 또한 트로스피움에 상쇄되어 없어지는 거 아닌가?’
맞는 말씀. 다만 이 트로스피움이라는 물질은 뇌혈관 장벽(BBB)를 통과 못해서 중추신경계로 도달을 못함. 간단히 말해서 뇌에서 작용을 하는 자노멜린 작용에 대해서는 트로스피움이 방해(상쇄)하지 못함.
그러니까 정리하면 조현병의 원인이 도사리는 중추신경계에서는 자노멜린이 멀쩡히 중추신경계 부작용 없이 작용하여 조현병을 치료하면서 동시에 말초신경계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수 있는 자노멜린의 작용을 트로스피움이 상쇄시키면서 없애버리는 상황이 펼쳐지는 거임.
탑티어 제약사가 개발했다 부작용이 심해서 포기한 신물질을
단돈 10만달러에 사서 옛날에 개발되서 특허도 풀린 약물이랑 합치니
부작용도 적고 효능은 좋고 기전은 새로운 개쩌는 조현병 신약이 개발된 것
이렇게 개발된 약으로 임상을 하니 효능은 상당히 좋았음.
그리고 나타난 부작용은 변비 소화불량 메스꺼움 구토 두통 등으로 위장관련 부작용인데 복용초기에 경증 수준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났을뿐 이후에는 점차 사라졌다고 함.
물론 기존 조현병 약물의 부작용은 없다시피함.
단돈 10만 달러에 버려진 물질을 사서 10년간 연구해 BMS에 140억달러에 팔린 카루나.. 14만배 잭팟이라고 한다.
해당 약물이 올해 예정대로 승인이 된다면 세계 최초로 도파민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지 않는 전혀 다른 기전의 조현병 치료제가 된다고 한다. 기존 약물 부작용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거나 경제활동 및 학업에 어려움을 겪던 환자들에겐 해 치료제가 큰 도움이 될 듯.
그리고 치료제의 부작용이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환자들의 약물 순응도도 높아져서 궁극적으로 사회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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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탑급 제약사가 연구하다 포기한 약물 단돈 10만달러에 사서 과민성 방광 치료제와 합치니 혁신적인 조현병 신약 탄생함
2. 효과도 뛰어난데다가 도파민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약이 아니기에 기존 조현병 치료제가 가지는 부작용이 없음
(극심한 졸음, 현저한 집중력 저하-멍함, 체중 증가, 신체 특정 부위 벌벌떰, 안절부절 못함 등)
3. 임상 3상까지 성공적으로 마쳤고 올해 9월까지 FDA에서 승인 여부 결정
4. 해당 약물을 개발한 소규모 제약사는 BMS에 18조원에 매각됨.
5. 승인되면 기존 약물 부작용으로 일상생활 및 학업 /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 및 보호자 가족들에겐 희망이 될 듯
6. 알츠하이머로 인한 정신질환 / 조울증에도 잠재 효능이 있다고 하니 추후 더욱 널리 쓰일 여지도 있음
쉽게 말하면 기존에 개발하던 약이 지나칠수 없는 부작용으로 인해서 결국엔 쓰이지 못할게 거의 확정일때 이전에 개발된 약을 섞어서 써보니 부작용은 0에 가깝게 줄이면서 약의 효능은 온전하게 활용할수 있는 신약물을 탄생시켰다 맞음?
맞음!
그럼 얘도 꾸준히 복용해야겠네?
그렇지. 아직 막 완치제는 없음 정신과 쪽은 명확한 원인도 없어서 완치제가 있기 힘들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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